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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상원 교수 "바둑 판 위 낭만적인 사제 대결 '승부'…선한 영향력이 진정한 라이벌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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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성현 작성일2025.04.0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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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곽상원 교수

■ 진행 : 이호상 기자

■ 송출 : 2025년 4월 3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 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호상 : 무비토크 오늘도 영화 이야기, 곽상원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곽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무비 토커 곽상원입니다.

 

▷ 이호상 : 교수님, 한 주간 잘 계셨죠? 

 

▶ 곽상원 : 네. 별일 없었습니다.

 

▷ 이호상 : 바로 가죠. 오늘은 어떤 영화 소개해 주실 건가요?

 

▶ 곽상원 : 오늘 영화는 실화 영화고요. 있던 사실을 영화화하다 보니까 더욱더 몰입도가 뛰어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몰입도가 더 뛰어난 이유 중 하나가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김형주 감독 이병헌 / 유아인 주연의 영화, 1990년대 초, 사제지간이었던 조훈현과 이창호가 치렀던 승부를 배경으로 한 바둑 영화 <승부>를 가지고 왔습니다. 

 

▷ 이호상 : 바둑 영화 실화고요. 조훈현 구단, 대한민국 대표 바둑 기사 아닙니까? 또 이창호 바둑 기사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이분들에 대한 승부를 배경으로 한 실화 영화 <승부>인데,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가 좀 독특합니다. 바둑을 모르는 분들도 계실 테고 또 규칙은 알아도 그 묘미를 알기가 쉽지 않은데, 그만큼 영화에서 잘 표현했을까 이런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 곽상원 :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바둑 영화 다루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일단 너무 정적이고요. 무협 영화처럼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카레이싱의 영화처럼 자동차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아무리 바둑 기사의 머릿속이 혼잡하고 뭔가 역동적으로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그거를 이미지로 표현하기가 불가능한데, 그리고 바둑의 규칙을 모를 경우 누가 이기고 어떤 수가 좋은지, 바둑이라는 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기는 하지만, 하고 있는 사람보다 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규칙을 아는 사람만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까지의 바둑 영화를 보게 되면, 바둑 영화가 몇 편 있긴 하거든요. 바둑이 메인인 것 같지만 바둑은 포장이고, 액션이나 스릴러로 영화적인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영화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영화에서 바둑을 표현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데, 이번 영화 <승부>는 그걸 잘 표현했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호상 : 잘 표현했다고 간단하게 언급하셨습니다만, 지금까지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있었습니까? 어떤 영화가 있었죠? 저는 기억이 없네요.

 

▶ 곽상원 : 2014년에 조세래 감독 조동인, 김뢰하 주연의 영화 <스톤>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게 최초의 바둑 영화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 최초의 바둑 영화로 <스톤>이라는 영화가 있긴 있습니다. 바둑 영화 치고는 스토리가 탄탄하기도 하고 바둑에 대한 섬세한 표현이 잘 되어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감독인 조세래 감독이 바둑 매니아이기도 하고, 본인이 경험한 내기 바둑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스토리는 튼튼하긴 하지만, 영화에 비해서 흥행은 많이 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겉으로는 소재가 바둑이긴 하지만, 누아르적인 스릴러가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바둑 영화라고 부르기에는 딱히 이견이 있을 것 같기는 해요.

 

▷ 이호상 : 소재만 바둑이었군요.

 

▶ 곽상원 : 그렇죠. 2014년도부터 시작을 해 가지고 <신의 한수>라는 시리즈가 2편, 3편까지 해서 총 3편이 나오게 됐어요. 이것도 바둑 영화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액션 영화인 것 같아요. 수틀리면 불리한 쪽이 먼저 주먹을 뻗어버리고 판을 뒤집으면서 영화가 시작하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거는 액션 영화라기보다 액션을 하기 위해서 바둑이라는 소재를 쓰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흥행적으로 성공하긴 했지만 나름 또 비평가적인 면, 영화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스톤>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합니다. 그 후에 본격적으로 소재나 내용으로 바둑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것 중에서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승부>가 거의 처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호상 : 조훈현 구단이 스승이죠? 이창호 구단을 제자로 받아들이는 영화인 건데, 줄거리는 아마 조훈현 구단과 이창호 구단의 사제지간 대결이겠죠?

 

▶ 곽상원 :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제지간과 다르게 선생과 제자의 관계를 넘어서서, 이창호 구단을 조훈현 구단이 아예 집으로 들여오는 내제자가 되잖아요. 집에서 같이 살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기풍을 다 물려주게 되는 거죠. 이창호는 어릴 때부터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프로 바둑 기사들을 이기고 다니게 됩니다. 그리고 조훈현 기사의 눈에 들게 되는 거죠. 영화 보게 되면 어린 창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창호는 굉장히 내성적이고 말도 없는 창호로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어린 창호는 항상 이기기만 해서 그런지 건방지기도 하고 기고만장해서, 천방지축 같은 느낌이에요. 조훈현은 그런 이창호를 보자마자 어린 이창호에게 기본기부터 배우라고 혼쭐을 내게 됩니다. 실제로 조훈현 구단이 어렸을 때 세고에 겐사쿠 구단한테 내제자 생활을 했었고, 그리고 심지어 내기 바둑을 하다가 들켜서 파문당할 정도로 되게 많이 혼이 났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어린 창호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봤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좀 엄하게 가르쳤다고 얘기하기도 했었고요.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걸 다 알려주게 되죠. 같이 살면서 어느 순간 제자 창호가 청출어람을 하고 선생을 이기게 됩니다. 그것도 15세 나이에 내제자 이창호 스승 조훈현을 이기게 되죠. 심지어 20번이나 연속해서 계속 이기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창호의 시대가 왔다고 하면서 이창호를 추켜세우게 되고 그러면서 스승과 제자 사이에 알게 모르게 벽이 생기게 됩니다. 조훈현은 타고난 승부사의 기질을 되살리면서 다시 한번 내가 가지고 있는 기풍으로 이창호를 꺾어보겠다며, 진정한 승부를 만들기 위해 결심하게 됩니다. 한 지붕 아래서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는 두 국수가 어떤 승부를 펼치게 되는지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지만 그 과정을 모르거든요. 그래서 결과보다는 과정, 그 과정에 치중한 영화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런 승부가 벌어졌는지는 영화를 보시고 확인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이호상 : 사제지간이지만, 경쟁자이기도 하고요. 바둑을 두면서 아주 치밀한 경쟁 관계가 좀 전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바둑을 두는 방식을 기풍이라고 하죠? 조훈현 구단과 이창호 구단의 기풍은 어땠나요?

 

▶ 곽상원 : 조훈현 구단은 끊임없이 상대방을 공격해서 지치게 만드는 방식이에요. 이창호 구단은 반집만 이기면 되기 때문에 지키는 바둑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창호 구단이 조훈현 구단을 처음 이겼을 때 반집으로 승리했습니다. 영화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와요. “반집만 상대방보다 더 따게 되면 바둑은 승리하는 게임이다.”라고, 그래서 이창호는 그 반집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효율적인 바둑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둘을 다룬 기사를 찾아보니, 조훈현 기사의 평가는 “조훈현과 상대하다 보면 정신없이 휘둘리다가 이리 막고 저리 막다 보면 둘 곳이 없어지더라.”며, “그래서 졌다”고 평가를 했고, 이창호 기사의 평가는 “바둑을 두는 도중에 내가 질 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지만 난 반 집 차이로 졌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이세돌 구단도 “다른 바둑은 다 인간이 두는 바둑이지만 이창호 사범님의 바둑은 인간이 둘 수 없는 바둑.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왜냐하면 바둑을 두면서 모든 수를 다 차단하기 위해 한 수를 두고 뒤에 수를 다 계산한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인공지능이 두는 바둑과 제일 가까운 바둑이 이창호 기사가 두는 바둑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만큼 서로가 기풍이 너무 달라요. 한 명은 공격하는 호랑이처럼, 한 명은 무직하게 막는 곰처럼 이렇게 서로 둘이 다르다는 것이 아마도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그러다 보니까 그런 선한 영향력이 진정한 라이벌로 탄생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이호상 : 조훈현 구단은 공격형, 이창호 구단은 방어형이군요. 바둑의 가정은 우리 인생과도 좀 비교하게 되는데요. 더군다나 실존 인물의 사건을 다룬 영화다 보니까 연기하기도 참 어려울 것 같고 어떤 배우들이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 곽상원 : 조훈현 구단은 배우 이병헌이 연기를 했고요. 이창호 구단은 유아인이 연기를 했습니다. 이런 느낌인 것 같아요. 조훈현 구단과 이창호 구단이 바둑판에서 대결한 거라면 여기서는 이병헌과 유아인이 스크린에서 연기 대결을 한 것 같습니다. 서로의 감정이 잘 드러나게끔 연기를 잘했고 내가 이병헌을 보고 있는 건지 조훈현을 보고 있는 건지, 내가 유아인을 보고 있는 건지 이창훈을 보고 있는 건지 착각할 정도로 연기를 너무 완벽하게 잘했습니다. 이병헌 배우는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하듯 조훈현의 행동거지나 버릇을 너무나 잘 따라 했고요. 이창호 배우 역인 유아인은 이창호를 연기할 때 대사도 없고 내면적인 연기인데요. 대사가 없는 와중에 이창호의 감정을 너무나 잘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두 배우의 연기를 보러 가는 재미로 영화를 보러 가는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내용도 재밌지만, 이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가 앙상블이 이루게 되면서 실존 인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이 영화는 꼭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 이호상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아요. 시간 때문에 오늘도 좋은 영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곽 교수님 고맙습니다. 다음 주에 뵙죠.

 

▶ 곽상원 : 감사합니다. 

 

▷ 이호상 : 무비토크 곽상원 교수였는데요. 오늘은 조훈현과 이창호가 치렀던 승부를 배경으로 한 실화 영화 <승부>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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