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옥 기자 "2050년 절반이 아열대…농업도 지역 맞춤 대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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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성현 작성일2025.07.22 댓글0건본문
■ 출 연 : 김재옥 충청일보 기자
■ 진 행 : 이승원 기자
■ 2025년 7월 22일 화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청주FM 96.7MHz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이슈Pick
▷ 이승원 : 김재옥 기자의 이슈픽 충청일보 김재옥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김 기자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김재옥 : 안녕하세요.
▷ 이승원 : 오늘의 이슈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농업의 변화에 대해서 설명해 주신다고요?
▶ 김재옥 : 그렇습니다. 기후 위기가 단지 날씨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과일, 쌀, 채소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도농복합 도인 충북에서는 도시의 기술과 농촌의 경험이 맞물리며 농업의 변화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 시간에는 충북을 중심으로 농업이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현장 사례와 정책, 과제까지 짚어보겠습니다.
▷ 이승원 : 기후 위기가 단지 날씨 변화에 그치지 않고 식생활까지 바꾸고 있다는 말씀인데요. 충북의 사례 좀 예를 들어서 설명해 주신다면요?
▶ 김재옥 : 청주에서 망고가 자라고 있습니다. 조금 의외죠. 하지만 지금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서원구 분평동, 오근장동, 가덕면 등 4곳의 농가에서 ‘애플망고’가 실제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청주시는 2022년부터 '아열대 작물 소득화 시범사업'을 진행했는데요, 430주 망고나무를 심고, 올해 약 1,250kg을 수확할 예정입니다. 일부 농가는 ‘청망고’ 같은 신품종을 도입하고, 냉난방과 스마트팜 설비를 갖춰 기술 기반 농업으로 진화 중입니다.
▷ 이승원 : 열대 과일인 애플망고가 청주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충북에서는 청주시 농가만의 변화일까요?
▶ 김재옥 : 청주시만의 변화가 아닙니다. 충북 곳곳에서 ‘기후 적응형 농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옥천군 동이면에서는 귀농 부부가 애플망고 1,800개를 수확해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수입산과 달리 완전히 익은 뒤 수확돼 당도와 향이 뛰어나고, 1kg당 2만 원대의 프리미엄 가격에 소비자 반응도 좋습니다. 제천시는 더 눈에 띕니다. 고랭지로 불리는 이 지역에서 ‘듸냐’라는 중앙아시아 계통의 멜론류 과일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2곳에서 시범 재배를 시작했고, 올해는 6곳으로 확대, 지역 브랜드 작목으로 키우기 위한 포장·디자인까지 개발 중입니다. 영동·보은·단양에서도 레드향, 천혜향, 파파야, 무화과 등 다양한 아열대 작물 재배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 이승원 : 애플망고, 레드향, 천혜향 이런 새로운 작물의 도전이 농가 입장에서도 정말 큰 변화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 김재옥 : 맞습니다. 예전에는 같은 땅에서 10년, 20년 같은 작물만 키우던 농가들도 지금은 “기후에 맞게 농사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위기의식이 현장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거죠.
▷ 이승원 : 이렇게 농업 지형이 바뀌는 이유는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이유라고 할 것 같은데요?
▶ 김재옥 : 맞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연평균 기온은 14.5도. 평년보다 무려 2도 가까이 높고, 역대 최고입니다. 또 농촌진흥청은 2050년이면 우리나라 국토의 55.9%가 아열대 기후대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 6% 수준인데요, 불과 한 세대 안에 거의 10배 가까이 늘어나는 겁니다. 충북도 예외는 아닙니다. 충북은 중부권이지만 기온 상승 폭이 크고 봄과 가을이 짧아지며 여름이 길어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병해충, 이상고온, 수분 부족 문제가 나타나고 있고, 기존 작물의 수확 시기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 이승원 : 2050년 이제 1세대 뒤면은 국토의 절반 이상이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연평균 기온도 지금 2도 가까이 높은 수준인데, 이게 농업 현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농업은 위기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김재옥 : 농업도 결코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충북의 경우 크게 4가지 전략으로 기후 위기에 맞서고 있는데요. 하나씩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작물 전환 전략’입니다. 기후에 따라 기존 작물 대신 새로운 품종을 도입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 청주는 애플망고, 제천은 중앙아시아 과일 ‘듸냐’, 영동은 감귤류 작물처럼 지역별 기후 조건에 맞는 작물을 맞춤형으로 실험하고 확대하고 있습니다.
▷ 이승원 :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서 작물을 전환한다는 말씀인 것 같고요.그다음에 두 번째는요?
▶ 김재옥 : 두 번째는 ‘스마트팜 기술 도입’입니다. 기후가 불안정해질수록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요즘 농가에서는 온습도 자동 조절, 양액 공급 시스템 같은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해 생산을 안정화하고 있습니다. 청주나 충주처럼 도시형 기반이 갖춰진 지역은ICT 기반 농업이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친환경·탄소저감형 농업 전환’도 대응 방법이 될 수 있는데요. 기후 위기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탄소 배출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무경운 재배, 바이오차 활용, 유기비료 사용 등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후를 이겨내는 동시에 환경을 살리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겁니다.
▷ 이승원 : 말씀하신 것 중에 무경운농업이라고 하셨는데 이게 어떤 농업인가요?
▶ 김재옥 : 무경운 농업은 파종 시기 흙을 준비할 때 땅을 뒤집지 않고 농사 짓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어떤 유기체의 자연 서식지를 유지하고 침식 방지 또 시간 단축 비용 절감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승원 : 스마트팜과 이런 신농법까지 적용하고 있군요. 마지막 네 번째 전략은 어떤 건가요?
▶ 김재옥 : 마지막은 ‘농업인 교육과 제도 연계’입니다. 충북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기후 적응형 품종 교육, 유망 작목 기술 보급, 유통 전략 교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고요. 정부의 공익직불제도 이제는 ‘기후 대응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농정 전반이 변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농정 전반이 변화하고 있는데 현장의 노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아직 많아 보이는데요. 어떤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보시는지요?
▶ 김재옥 : 초기 투자비용입니다. 냉난방 시설, 자동 제어 시스템, 온실 같은 기반 설비에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 비용이 들어가는데, 특히 소규모 농가는 엄두조차 내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가격 경쟁력입니다. 수입산 망고나 바나나보다 단가가 높은 데다, 국산은 완전히 익은 상태로 수확하다 보니 유통기한도 짧습니다. 신선도는 좋지만 가격에서 불리하죠.
▷ 이승원 : 그러면 판로 문제가 생길 수 있겠네요?
▶ 김재옥 : 맞습니다. 셋째는 판로 부족입니다. 지금은 로컬푸드 직매장이나 지역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대형 유통망과 연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마지막은 소비자 인식 문제입니다. “충북산 망고요?”, “국산 듸냐가 뭐예요?” 이런 반응들이 실제 시장에서 나옵니다. 아직은 낯설고 생소하다는 거죠. 그래서 브랜드 전략, 품질 인증, 체험 기반 홍보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단순히 키우는 걸 넘어서 어떻게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인가가 중요해졌습니다.
▷ 이승원 : 그러면은 이 시점에서 좀 궁금한 게 충북에서 이런 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이유가 좀 있을까요?
▶ 김재옥 : 충북이 기후 위기 대응형 농업 선도지로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도농복합 지역이라는 구조 때문입니다. 충북은 도시 기능과 농촌 기능이 균형 있게 공존하는 지역입니다. 예를 들어 청주, 충주, 제천 같은 도시권은 스마트팜, 도시농업, 유통플랫폼 같은 첨단 농업기술 실험이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요. 반면에 옥천, 괴산, 보은, 음성 같은 전통 농업 지역은 기후 적응 작물 실험과 생태 기반 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풍부한 토지와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승원 : 도시와 농촌이 하나의 시도 안에서 잘 맞물려 있다 보니까 지역 구조 자체가 강점이 되는 사례라고 할 수 있고, 충북이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재옥 : 맞습니다. 이제는 농업도 지역 맞춤형 대응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충북처럼 도농의 균형을 기반으로 기술과 전통을 융합하는 방식이 대한민국 전체의 농업 전환 방향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후 위기는 결국 ‘식탁’과 연결된 문제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먹을 수 있을지, 어떤 농촌을 다음 세대에 남겨줄 수 있을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충북의 작은 하우스에서 시작된 이 기후 대응형 농업의 변화는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를 위한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승원 : 알겠습니다. 오늘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충북 농업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기자님이 약속된 시간이 다 돼서요. 오늘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재옥 : 감사합니다.
▷ 이승원 : 지금까지 이슈픽 충청일보 김재옥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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